[스크랩] 한국 소설, 그 첫 문장
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. - 이상, <날개>
내 나이 열아홉 살,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
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.
- 장정일, <아담이 눈뜰 때>
그에게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. - 강신재, <젊은 느티나무>
어떤 술은 화폐로 통한다. - 배명훈, <동원박사 세 사람 - 개를 포함한 경우>
엄마를 잃어 버린 지 일주일째다. - 신경숙, <엄마를 부탁해>
결혼한 지 삼 년이 지났는데도 나는 아직 아내의 발가벗은 알몸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.
- 김승옥, <아내의 몸>
모든 인간은 별이다. - 임철우, < 그 섬에 가고 싶다 >
폭풍이 이는 날에는 수로의 난간에 가까이 가는 것을 금하라. - 최윤, <하나코는 없다>
말들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. - 김인숙, <소현>
보슬비가 흩날리는 골목길, 흙담에 비뚜름히 박힌 돌, 솟을대문 틈서리로 눈을 맞추는
비렁뱅이, 비바람에 몸을 흔들고 있는 가문비나무, 이러한 낱낱의 말들을 입술을 열고
발음해본다. -엄창석, <비늘천장>
롤리타, 내 삶의 빛이요, 내 생명의 불꽃.(Lolita, light of my life, fire of my loins.)
- 나보코프, <롤리타>
새로운 삶이 시작된다. - 단테, <신생>
이년! 이백 번 쥑여두 쌀 년! -황순원, <독 짓는 늙은이 >
나는 아무것도 아니다. -파트릭 모디아노, <어두운 상점들의 거리>
어느 날, 공중 집회소의 홀에서 한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을 때, 나는 이미 노인이었다.
- 마르그리트 뒤라스, <연인>
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.
- 톨스토이, <안나 카레리나>
몸을 웅크리고 가마니 속에 쓰러져 있었다. - 오상원, < 유예 >
이십 년이 넘도록 내처 붓을 꺽어 오던 내가 새삼 이런 글을 끼적 거리게 된 건 별안간
무슨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서가 아니다. -김정한, <모래톱 이야기>